여행자의 눈엔 모든게 신비한 한라산.
올해의 목표중 세번째 것을 완성하는 중이다.
첫번째 목표, 수영배우기는 이제 접영을 넘어 스타트 다이빙까지 접수했다.
두번째 목표, 설악 대청봉에 다녀오는것. 가을로 예정이었으나,지난 5월로 당겨져 실행했다.
물론 가을에도 다시 가게 될 것 같다.
세번째 목표는 한라산 등반하기.
드디어 세번재 목표도 완성이 되었다.
6월14일밤 7시 배로 부산을 떠나 16명 산꾼이 동행했다.
선박에서는 8인실 침대칸이라서 조용하니 낯선곳에서 잠을 청하며 뒤척이다 새벽녘에야 겨우 세시간정도 눈을 붙였다.
6시 쯤 20분쯤 도착해서 준비해놓은 관광버스에 올라 성판악앞에 도착.
시작되는 산행 6시50분.
카디오 트레이너 앱을 실행하며 걷는다는것이 깜박해서는 이십분 걷다 작동시키는 실수.
전일에 거의 며칠동안 계속해서 비가 내렸다는 제주도.
배에서 일출을 보리라 했는데, 안개가 끼어 무산되고, 다행히 산행시작하는 성판악은 날씨가 아주 쾌청하다.
그래도 산행을 하니, 습습한 기운이 그대로 전해 지는듯, 돌들이 미끄럽지 않아 그나마 다행.
긴 산행 시작, 걷는일 말고 산에서 할일은 그저 주위를 둘러보며 감탄하는일 외엔 없을듯.
100m마다 해발 몇미터를 알리는 돌이 서 있다.
이제? 이제서?
몇번을 지나야 정상에 오를 수 있단 말인가?
지나는 길에 샘이 있으면 물을 마시고,
진달래 대피소까지 13;00까지 올라야 한다.
그이후는 통제하기때문에 못 오른단다.
새벽일찍부터 산행을 시작해서 시간 넉넉하다.
내친김에 사라오름까지 들렀다가 오르기로 한다.
지난 며칠 내내 비가 내렸다더니, 산정호수 사라오름에 물이 많다.
사라오름 삼거리까지 다시 내려서서 한라산 정상을 향하는길
진달래 대피소 11시도 안되서 도착이 됐다.
배에서 새벽밥을 먹고 출발해서 허기진다고
대피소에서 먹는 컵라면, 국물이 이열치열이다.
좀 마시고 났더니 기운이 난다. 2인1조 한개씩.ㅋㅋㅋ 곧 점심 먹을거니까,
대피소에서의 라면맛이나 보고 간다.
이제 오르는길은 조금더 경사가 있으며 한라산 정상까지 이어지는 데크 계단을 견뎌야만 한다.
벌써 저만큼 앞에서 오르는 사람들을 부러워 하며, 나는 언제 저기가지? 하는 게으른 눈대중을 하며
오른다.
고사목도 많고, 구름도 멋지고 여행자의 눈엔
그저 신비하고 아름다운 한라산의 풍경이다.
내가 꼭 이곳에 와보고 싶었어~~! 하면서 마음속 감탄을 연발한다.
겨우 한라산 정상 가까이에 다다르니 사람이 바글바글, 백록담 기념석을 찍을 수 없을정도로
지쳐간다.
백롬담 사진을 양껏 담고 입벌리면 목으로 달려드는 날파리와 싸우면서 일행을 기다린다.
맛있는 제주도 어느집의 도시락, 그럭저럭 쓸만하다. 맛있다. 꿀맛이다.
산행이 서툰이들은 너무 힘든 나머지 입맛을 싹 잃었나보다, 식사를 거의 하지 못한다.
쾌청한 날씨로 산행을 도운 하늘이 갑자기 심술이 난걸까?
관음사쪽으로 내려서는길, 내내 안개에 갖혀서 조망을 할 수 없다.
땀인지...안개인지...점점 축축해지는 흐르는 물줄기.
내려오는길 역시 만만치 않다.
계속되는 계단과 돌길. 궂은 안개는 자꾸만 안경 유리를 습하게 만들어 버리고,
내발로 걸어야만 하산을 하니, 긴긴 여정 끝이 안보일것만 같더라.
앞 산꾼들이 있어 천천히 뒤따르다가 너무 느릿해서 추월하기 시작한다.
예의 바르게 한쪽으로 비켜서주는 이들이 고맙다.
우리 일행들이 계속 따라 오는줄 알고 달렸더니...쩝
어느새 혼자 내려가고 있는 풍경이!
에라 모르겠당, 다리는 아파서 쉬고 있으면, 더 못내려 갈것 같고, 이대로 계속 진행해야겠군.
조용한 한라산 자락을 혼자 걷노라니, 그동안 꿈꿔왔던 한라산 자락에
품어져 있는것만해도 감사할 따름이다.
안개로 내려서는 길엔 거의 사진을 담지 못했다.
관음사 휴게소앞 주차장에 대기하고 있던 버스가 어찌나 반갑던지.
15;20분 한라산 산행 종료.
아침 6;50~15:20분까지의 긴 여정이었다.
실은 정상에서 다른 일행을 기다리고 밥먹고, 한시간은 널널하게 쉬고 있었으니, 7시간 30분 걸었나보다.19.8km의 여정.
제법 빨리 끝을 맺었다. 물론 정상에서 쉰 시간까지 포함하면 8시간 30분 걸렸지만~
시원한 샘터.
한라산 오르는 길에 들렀던 사라오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