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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위의 풍경
산은 그리움이다. 그리움은 아픔의 다른 이름이다. 여행블로그기자단 기장군홍보단 기장군민필진 한국방송통신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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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2. 4. 22:29 산 그리고 사람
뜨금없이 남편에게서 전화가 왔다.
있따가 야간산행할래?
누구랑 언제 몇시에라는 단서도 없이 할수 있냐 없냐만 물었다.
가지 머~ 재밌겠다.
간단히 저녁을 먹고 장산역 6번출구에서 남편 친구분을 만났다.
장산 입구까지 걷는데도 한참이 걸린다. 대략 30분쯤.
인적이 뜸하다. 컴컴해지는시각 6시 50분
올라가면 산행팀이 있으려나?
산입구에서 하산하는팀 한팀을 만났을뿐 오르는 내내 인기척 없는 어두운길을 헤드라이트 불빛으로 산행을 시작했다.
달밝은 밤이면 좋겠지만 날씨가 흐려 칠흑같은 밤이다. 산 중턱에 오를때까지 보이는것 없이 오로지 눈앞길만 보면 걸었다.
옥녀봉에 올라서야 불야성처럼 반짝이는 야경에 빠져 들 수 있었다. 멀리 광안대교가 멋지게 우릴 환영한다.
오르는 내내 힘들었지만  그만 그 환상적 불빛에 넋을 놓고 말았다.
정상을 향해서 2시간 가량 올랐다.  후드드득 소리에 놀라 불빛을 비쳐보니 싸락눈이 약간 내린다.
이쯤에서 하산을 할까말까 하다가 쉬기도 할겸 산행의 묘미로 간식을 먹기로 했다. 바위에 걸터앉아 광안대고 야경에
뜨거운 컵라면 하나. 그리고 커피한잔. 세상 부러울것 없을것 같은 행복감에  빠진다.
누가알까? 이 멋진 환상적 기분을???
이왕여기까지 온것 정상에 갔다가 가자 싶어서 마져 올랐는데 젊은 남녀 한쌍이 내려가는 길을 묻는다.
마침 우리와 같은 방향으로 하산을 하면 되기에 정상 사진 한장 남기고 내려오기 시작했다.
어두워서 제대로 내려온다고 왔는데 처음 우리가 올라갔던 방향보다 한참 오른쪽으로 치우쳐 내려왔다.
원래 우린 해운대역 뒤쪽으로 하산을 할 예정이었으나 어디서부터 길을 잘못 들었는지 성불사 쪽으로 내려오게 되었다. 수영교차로쪽으로 하산을 하게 되었는데 그 젊은 남녀는 거기서 부터 산에 올랐단다. 마침 잘 되었다. 고맙단 인사를 하며 그들은 멀어져갔다.  우리도 그냥헤어지기섭섭해서 생맥주 한잔 하기로 했다.
산행의 피로보다는 기분좋아 행복한 밤이었다.

posted by 산위의 풍경
2009. 11. 15. 21:06 산 그리고 사람

신랑 친구분들과 함께 함양으로 토요일 저녁에 출발을 했다.
친구분 본가가 함양에 있는데 민박도 가능하대서 토요일 출발 일요일 일찍 등산을 시작할수 있어서 좋았다.
그분은 함양에서 살았지만 거주지가 부산이다보니 한번도 삼봉산에 오른적이 없으시단다.
전에 오도재 제일 관문에서 들머리를 잡고 삼봉산에서 금대산~ 금대암까지 산행한적이 있어서 새로울것도 없었지만
같이 가자는 말에 흔쾌히 따라나섰다.
창원 마을에서 올라가기 시작했는데 어머님이 가르쳐주신 길 쪽으로 오르다보니 산길을 놓쳤다.
다시 하산을 할수도 없어서 무조건 가장 가까운 능선쪽으로 치고 오르기로 했다.
그야말로 우겸다짐 버라이어티가 시작된샘이다.
벌목을 해 놓은건지 잡목을 베어놓은건지 어지럽게 널려 있는 나무등걸덕분에 오르는 길이 여간 고된게 아니다.
경사도 심해서 조심을 해야만한다. 설상 가상이라 했던가. 눈까지 날리기 시작한다.
길도 없는길에서 내가 지나가면 길이다 하는 맘으로 선두에 올랐다.
무조건 한시간여를 치고 오르니 삼봉산으로 오르는 능선과 마주하게 되었다.
첫번째로 보이는 이정표가 여간 반가운게 아니다.
일단 올랐으니 삼봉산 정상을 갔다가 금대산쪽으로 향하다가 하산하기로 정하고 삼봉산으로 향했다.
잠깐 날리던 눈이었지만 낙엽위에 살짝 쌓인 눈이 발길을 미끄럽게 했다.
어제 저녁출발전에 아이젠을 챙기자고 했건만 신랑은 눈온단 예보가 없었다며 챙기지 않았는데
오늘 산행에선 자칫 잘못하면 미끄러져 부상을 당할수도 있을것만 같다.
조심 조심 하는수 밖에 방법이 없다. 삼봉산 정상에 올랐을때는 환상적인 상고대 설경에 오~! 하는 탄성이 절로 나왔다.
기대하지 안았던 절경에 기쁘고 행복함에 가득하다.
정상에서 조금내려온곳에서 바람을 피해 컵라면과 찰밥을 먹었다. 손이 시려서 김치도 잘 집히지 않는다.ㅋㅋ
커피까지 깔끔하게 한잔하고 하산을 시작한다.
금대산쪽으로 향하다보면 등고재가 있는데 지리산 둘레길이기 때문에 길이 참예쁘다. 진초록의 소나무와 황금빛 낙엽송이 어우러져 아주 예쁘다. 가끔만나는 감나무엔 주홍색 감이 조롱조롱 달려있다.
예쁘다. 등고재에서 창원마을쪽으로 하산을했다.
짧지만 행복한 산행을 해서 그리고 또 19주년 결혼기념일은 내일이지만 미리 기념하며 신랑과 같이한 산행이라 더 좋은 하루다.

posted by 산위의 풍경
2009. 10. 26. 09:16 산 그리고 사람

하루동안의 여행지를 고르기 쉽지 않았는데 지난번 남해금산 산행이 기억이 남아 무조건 남해로 달렸다.
남해관광지도를 펼지고 달리다 응봉산~ 설흘산이 눈에 띈다. 가천 다랭이 마을에 갔을때 아래서 올려다만 보고 그냥 돌아왔던...그래서 아쉬움이 많이 남았던 그곳에 가보고 싶었다.
다랭이마을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응봉산으로 오른다. 제법 가파른 산길이지만 미끄러워서 뒤로 밀릴정도는 아니니 수월하다고 할까?
응봉산 줄기는 용이 요동치듯한 바위산이다. 올라서는바위에 나무 계단이 만들어져 있기 때문에 통통 발소리를 내면서 오른다.
잠시 숨을 돌릴겸 고개를 들면 넓은 쪽빛 남해 바다가 눈앞에 장관을 펼친다. 물때가 좋은 시간인지 낚싯배가 오밀조밀 몰려 있다. 갓길에 차가 많이 세워져 있더니 저런 이유가 있었나보다.
바람도 선선히 부는 가을날 호젓하게 걷는 산길! 다녀보지 않은 사람은 이맛을 모를거다.
바윗길을 조심히 오르면 응봉산 정상에 다다르는데 오르기전 양지바른  두 기의 묘를 볼 수 있는데 신기하다. 어떻게 이리 높은곳에 양지바른곳에 모셨을까?
정상에 제법 나무의자까지 걸쳐놓고 막걸리를 판다.
막걸리를 좋아 하지 않기에 사진한장 남기면서 통과, 설흘산쪽으로 향한다.
노란빛 나뭇잎이 어우러져 몽환적 분위기라고나 할까?
옛날 신혼방의 호롱불이 창호지에 비치듯 부끄러운듯 부드러운빛이라고나 할까?
굉장히 아늑하고 편안한 마음이 들게 한다.
그길을 걷는맛이 이번 산행에 최고의 별미인것 같다.
설흘산 정상엔 봉수대가 있는데 응봉산쪽에서 바라볼 때는 가파라 보였는데 막상 걷다보니 산을 한바퀴 휘돌아 오르듯 부드럽게 오를수 있다.  억새가 피어서 가을빛을 더하고 쪽빛 바다는 해볕을 부서뜨리며 반짝인다.
봉수대에선 가천 다랭이 마을을 적나라 하게 볼수 있다.
조망이 끝내주는 산행이다.
올랐던 길을 되짚어 내려와 가천마을쪽으로 하산을 한다.
노란 산국화가 피어 가을 향기를 더한다. 작은 꿀벌들이 분주하게 움직이는 가을날이다.
하산시간이 40분정도인데 좀 가파른 덕분에 미끄러지지 않게 주의해야 한다.
산행 시간이래야 고작 3시간 30분~4시간 안팎일테지만 야무지게 알찬 산행을 할수 있는곳으로 강추하고 싶다.
가천다랭이마을에 주차를 하고 응봉산에서 시작 설흘산을 지나 가천다랭이 마을로 원점 회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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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산위의 풍경
2009. 10. 20. 13:49 산 그리고 사람

소백산 산행을 갈때마다 날씨가 궂어서 제대로 전망을 볼 수 없었는데....가을 깊어가는 이 시간에 다녀올수 있어서 행복하다.
지인 덕분에 삼가 주차장에 차를 대지 않고 윗쪽 시골민박집까지 차를 가지고 올라가서 산행을 했기 때문에 시멘트 길을 걷지 않아 좋았다. 오르는 길도 잘마무리 해놓은 산길이라서 힘들지 않게 올라갈 수 있다. 계단식으로 해놓아서 미끄러질 염려가 적고 가파르지 않아서 더욱 좋다.
비로봉 바로 아래가 살짝 비알이긴 하지만 내려다 보이는 산의 전망에 빠져서 힘든것은 잊을수 있다.
붉게 타오르는 가을산은 뭐라고 표현 해야 좋은까?
비로봉에 올랐을때는 정말 겨울 칼바람도 울고갈만큼 바람이 거세고 차다.
일기 예보에 기온이 떨어진다길래 겨울옷을 입고 갔는데....탁월한 선택이었던것 같다.
더울까? 싶은 걱정도 있었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
정상에서는 오히려 바람막이 점퍼까지 겹쳐 입어도 바람이 매서웠으니까.
한장의 추억을 남기며 전에 두번이나 와도  이 탁 트인전망을 구경도 못했는데....오늘은 화창하고 깨끗한 날씨 덕분에 먼곳까지 한눈에 내려다 보는 기분좋은 산행을 할수 있다.
내려오는 길은 원점 회귀이기때문에 길잃을 염려도 없고 한계단씩 내려올때마다 보이는 단풍에 그저 탄성만 나온다.
부지런히 내려오니 산행시간 총 4시간 30분. 수월하게 산행을 마치고 예약해 놓은 오리고기 집으로 갔다.
오리탕, 풍기 인삼이 흔한곳이라 그런지 오리탕에도 굵은 인삼이 들어 앉았다.ㅋㅋ
맛있게 요기를 하고 풍기 인삼 행사장에 들렀다.
산행도 산행이지만 인삼도 살 목적이 있었기 때문에 일석이조 행운을 누릴수 있었다.
인삼행사 마지막날이라고 하던데....어둑한 땅거미가 내려앉기시작한 시각이 되어간다.
굵고 좋은 인삼이 작년보다 저렴한것 같다.
풍기 인삼 축제에 처음 와 봤지만 지인의 동창들의 순수한 우정을 보면서 아~
저래서 친구가 좋은거지 싶다. 바쁠텐데도 멀리서 친구가 왔다가 열일 제치고 인삼 고르는것도, 가격 조정도 해주실뿐 아니라 맛있는 사과도 한상자나 싫어 주신다.
참 좋은 친구분을 둔 그 언니가 부럽다.ㅎㅎㅎ
덕분에 사람보다 더 많은 인삼을 싫고 부산을 향해 달렸다. 집에 도착 12시.....
밤이 깊어가고 있었다.
posted by 산위의 풍경
2009. 10. 12. 08:56 산 그리고 사람

매일전해지는 뉴스가 설악산의 단풍이 몇부 능선까지 물들었다. 어느 지점의 단풍이 예쁘다...등등
그런 소리가 들릴때마다 왠지 마음이 조급하게 산으로 달렸다.
토요일 저녁 산행을 갈까 말까? 일찍 일어 날 수 있을까?
괜스레 고민을 해대며 시간을 보냈다.
일요일 새벽 알람이 울리기전에 퍼뜩 깨이는 잠이다.
오랫만의 산행을 하는듯한 설렘, 혹은 걱정?
산청에 도착했을땐 응~ 그냥 산에 오르나보다싶은 시쿤둥한 표정이 내게 있었다.
들머리의 구형왕릉 돌로 만든 무덤을 잠시 돌아보며 아~ 옛날 옛적에 어린 김유신이 이곳에서 무술 연마를 했다더니여긴가보다 하면서 올랐다.
오르자 마자 들리는 우렁찬 숨소리...아마 멧돼지가 근처에 있어나보다.
앞서가다 살짝 얼음!!! 하고 있었다.
유의태 약수터를 지나고 망경대를 지나면서 멋진 가을녘에 와~ 탄성이 나온다.
산사이 골짜기마다 다랭이논을 일궈놓은 구석구석의 황금색이 마냥 풍성하다.
이른 단풍은 빨간 손바닥을 내보이는 정열을 뿜는다.
산행 잘왔다. 시원함과 상쾌함이 좋다.
곳곳의 넓은 밥자리가 있어서 이산이 참 편안하고 좋다.
어떤땐 산행하다보면 정말로 대여섯명 식사할 자리조차 없는 그런 휴식공간조차 내어주지 않는산이 있기도 한데
이곳은 넉넉하니 편안한 자리를 많이도 내어주고있다.
임금님 수라상을 부럽지 않게 하는 푸짐한 점심 도시락도 행복의 일순위다.
맛나게 먹고 또 먹고, 산을 어찌 오를고 싶을 정도로......
등에 진거 앞으로 보내고 나니.ㅋㅋ(뱃속은 만원이요~)
발걸음 가볍다. 왕산, 이라고 한글로 적힌 산은 가짜왕산이란다. 다시 한문으로 王山 이란고 적힌곳이 진짜 왕산이란다.
전체 기념 사진을 한컷 남기고 필봉을 향해 걷는다.
특별히 보양식을 먹은것도 아닌데 발길이 참 가벼운게 산행이 수월하다.
걷다보니 이런날도 있구나 싶은 행복감이  몰려온다.
제일 최고 필봉도 코앞이다. 오르는길이 산행중에 가장 가파르고 돌도 많지만 그렇게 두렵지 않게 오를수 있어서 좋다.
필봉에서 햇볕이 구름에 살짝 가리며 서광이 비친다.
마치 우리가 이곳에서 신의 계시를 받을듯이.....아무도 받진 않았겠지만, 마음은 굳은 결심이 되듯 숙연함, 장엄함이 엄습한다.
마치 도장을 남기듯 사진도 찍고 사방팔방 둘러보며 감탄해 마지 않는다.
아마 이대장님 계셨다면 산등성이마다 이곳은 어디 ~ 저쪽은 어디 설명을 해주셨으리라.
잠시그리움도 삼켜본다.
하산만 남았다.
빠른 걸음으로 뒤처지는이 없이 산행이 순조롭게 이루어지니 우리의 복인가보다.
세시, 산청 한방 마을로 하산을 했다.
버스기사님을 부르고, 기다리며 잠시 쉬었다.
기사님 여전히 맥주로 하산주를 주시며 갈증을 푼다.
시원한 가을산,  가을 향기에 취해 행복 산행 마무리,  거의 해지기전 부산으로 진입할수 있는 좋은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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