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집에서 멀리 떨어져서 산다고 엄마에게는 늘 아픈 손가락인 풍경입니다.
이제 찬바람이 쌩쌩 허투루 단추를 풀지 못하게 매서운 요즘입니다.
" 낼 택배 하나 갈거다~! 도토리가루 말리지 않고 그냥 보내니까, 묵 해서 먹던지 냉동실에 보관하던지 해라~"
간단 명료한 엄마 전화 한통을 받고 기다렸지요.
풍경이가 묵을 엄청나게 좋아라 하니까 또 엄마는 가을 내내 도토리 한알 주우려고 수만번 일어섰다 엎드렸다를 하셨을 겁니다......
아픈 다리로 하시기 버거우실텐데도 자식들 입에 한개라도 더 넣어 주고 싶은 엄마 마음이신거지요.
감사하게 택배를 받아서 풀어 보니 딱딱하게 응어리진 도토리 가루가 아이스 박스에 담겨져 왔어요.
바로 묵 쑤기 도전! 식어야 하니까 하룻밤이 그냥 지나 가야 합니다.
아침에 묵사발 한그릇 뚝딱 말아 먹었습니다. 꿀맛~!
저녁엔 남편님 주안상을 차려 주기로 마음 먹었지요~
묵무침? 묵사발? 에라이~~두개 다하자! 크게 인심 썼다.
남편은 특히 막걸리를 좋아 하는데 아는사람은 다 아는 부산 생탁이 달달하니 맛있거든요.
딱 준비해서 저녁을 차렸더니, 이 양반이~~~~~~~~~~~~~~~!!!!
저녁밥은 안 먹고 묵사발과 막걸리, 묵 무침만 드십니다. ㅡㅡ 괜히 했나?
그래도 식사는 좀 하셔야죠~~~~~~~~~~~~~~~~~~~~~~~~ㅇ
막걸리 한잔에 이리도 행복해 하는 남편님 때문에 저는 오늘도 함박웃음 지었습니다.
도토리 가루와 물을 희석해서 저으며 끓여 줍니다.(물과 토토리가루 6 : 1)
거의 완성 되어 가는 묵 팍팍팍 튑니다. 조심하세요~
하룻밤 식혀서 조각을 내기 위해 엎었더니 쏙 빠집니다.
그냥 묵은김치 총총 썰어놓은 묵사발, 국물은 다시마와 멸치를 끓여 사용하고, 떡국도 넣으면 환상 !
막걸리의 환상 짝꿍, 묵사발 vs 묵 무침
작은 일상에 함박 웃음짓는 남편님, 감사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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