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을 마무리 하려 하산하던길, 가까이서 개짖는 소리가 들립니다.
앞을 보니 하얀 개 한마리가 나무 사이에서 우리쪽을 보며 짖습니다.
" 대장님~ 개가 있는데요? 사람들이 올라오고있나? 무섭다~ 왜 개가 산에 있지?"
" 가만 계셔 보세요. 제가 가볼께요." 산행 대장님 앞서 가십니다.
카메라로 땡겨보니 올무에 걸려 있습니다.
산행 대장님은 " 올무에 걸렸다! 이를 어쩌지? 동물 보호소 같은데 연락 해야하나?" 하십니다.
저는 어리둥절 합니다. 어디다 연락 하지? 갑자기 아무 생각이 나질 않습니다.
혹시라도 개가 달려 들기라도 하면 큰일입니다.
" 어떻하지? 옷으로 머리를 가릴까요?"
철사줄이 피부를 짓눌러 깊게 패인 상태였습니다.
우리가 다가 가자 개가 움직이려 합니다.
움직일수록 더 깊이 철사가 파고들 판입니다.
그럼 개는 점점 더 위험해 지겠지요?
" 어~ 백구야 가만 있어~ 가만 있어야 해. 움직이면 안돼~"
산행 취재 담당 기자님 다가오셔서, 산행 대장님과 번갈아 줄을 풉니다.
걸려있는개가 몸부림을 친 상태여서 많이 조여든 올무는 좀체 풀리지 않습니다.
끊을 도구도 아무것도 없으니 난감 합니다.
한분은 개를 쓰다듬기도 하고 조용히 말을 걸며 안심 시키기도 하면서 올무를 풀려 애를 씁니다.
한참을 애를 씁니다.
맨손으로 꽁 꽁 묶여 있던 올무를 풀었습니다. 살리고자 하는 의지가 강해서였겠지요~
한시름 놓았습니다. 굉장히 아풀텐데 백구는 잘 참아 주었습니다.
왜그리 떨리고 아픈맘이 드는지...
며칠이나 올무에 걸려 있었던 걸까요?
사람의 손에 죽을뻔한 백구는 사람의 손으로 구해지기도 했네요.
다른 방향으로 가던 백구는 다시 돌아와 우리 앞쪽으로 섭니다.
처음엔 걷는게 어색하더니, 차츰 나아지는지, 오줌을 한번 눕니다.
그리곤 슬금 슬금 앞장 섭니다.
빨리 가지도 않고 마치 우리에게 길 안내라도 할 량인지 저만큼 앞서 가다 서고 앞서 가다 섭니다.
희미한 등산로를 따라 길로 내려 섭니다.
쌍봉사라는 절이 나옵니다. "저 절집 개이면 대박~" 이랬는데.....말이 씨가 된다 하지요?
우리는 산행을 마무리 했다는 안도감에 절 이곳 저곳을 둘러 보았습니다.
그런데 이게 왠일? 아까 그 백구가 절을 누비고 있습니다. 다른 작은 강아지랑 어울려 놀고 있습니다.
스님이랑 보살님이 이야기를 나누시는걸 얼핏 들으니, '오늘 병원은 안된다니 내일 병원에 데리고 가야겠다" 하십니다.
다가가 여쭈었습니다.
" 스님 백구가 이 절의 개입니까?"
"예~ 저녀석이 일주일이 넘게 안보이더니 오늘 나타났습니다. 주변을 아무리 찾아도 없길래 누가 잡아 먹었는가보다 " 하셨답니다.
" 어~ 저 백구 저기 산위에서 취재 기자님이랑 산행대장님이 올무에 걸린거 풀어 주셨는데요.....여기의 개였군요...."
"그래요??? 고맙습니다. 어디서요??? 아이구 삼식아~ 내가 너 때문에 못산다. 거길 뭐하러 갔니? " " 제가 한건 없는데요~ 산행대장님이랑, 취재기자님이 풀어주셨어요. 부처님이 살피셨나봅니다. ^^" 스님은 " 나중에 시간되시면 차한잔 하러 오세요. 대접하겠습니다."
하십니다. 부산에서...... 오긴 먼 거리지요. 하하~ 스님은 모르시니까~
그 개이름은 삼식이였습니다.
죽은 목숨인줄 알았을 삼식이는 절집의 개라서 부처님이 보살폈는지, 일주일이 넘는 부재중
산중 올무에 걸려 죽을 고비를 넘기고 살아 돌아 온 겁니다.
구사일생.....딱 이럴때 쓰는 말이겠지요?
동물 농장 tv프로그램에서만 동물 구조가 되는게 아니었네요.
복지으신 두분, 국제신문 취재 기자님, 국제 신문 산행 대장님 , 감동이었습니다.
내려오다 보니 올무가 한개 더 있었는데, 산행대장님이 치웠거든요.
산에 다니실때 발밑을 조심하세요~
화순에서 복짓고 오셨네요 두분 ~^^
" 삼식아 아픈 상처 빨리 나아서 오래오래 부처님 곁에 있으려무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