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707
만나는 편백나무는 시원스런 자태에 마음까지 곧고 바르게 펴지는듯한
시원함이 있습니다.
이 사진을 담을때만 해도 참 좋았습니다.
제가 좋아 하는 숲길을 한참을 걸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철 없는 아이처럼 폴짝 대면서요.
한치 앞을 못보니 사람이겠지요.?
산행하구 일찍 돌아와 다음날 산행준비를 하려는데, 전화벨이 울려서 너무 불안했어요.
불행한 예상은 항상 적중하잖아요?
병환중이시던 외할머님이 가셨습니다.
장맛비가 여러날 내리던중 모처럼 해가 반짝 나는날,
손주 손녀들 모두 시간좀 여유로운날,
농사철에 딱 지금 비교적 바쁠것 없는 삼촌들
삼주동안 병원에 계셨고, 일주일동안 주무시다가
돌아가시기전 눈을 뜨시고 주위를 둘러 보시고
우리엄마, 많은 사촌들중 딱 한 사촌 내외, 그리고 외삼촌들.....보시면서 편안히 눈을 감으셨습니다.
올해 94세 외할머니.
어릴적 모처럼 우리집에 오셨을때, 학교갔다 오면
" 오메메메~~ 울 강아지 갔다왔냐? "
따뜻하게 안아주시고, 보듬어 주시고 챙겨주셨던 그 며칠이
정말 행복한 어린시절의 추억이었습니다.
외 할머니, 할머니가 내 할머니라서 좋았습니다.
행복했습니다.
외가가 있는 목포에 한번도 가보지 않았었습니다.
고향 양평에서 목포까지 가기에 너무 먼 거리였습니다.
자매가 많아서 엄마가 데리고 가실땐 한 아이만 데리고 가셨습니다.
그중 풍경이는 단 한번도 엄마를 따라서 외가에 가보지 못했습니다.
맞이였던 오빠가 갑자기 돌아가시고,
다음해 늦둥이로 태어난 울집 막내, 아들을 바라셨지만 또 역시나 딸이었습니다.
그때 외할머니가 집에 오셨습니다.
인자하고 따뜻한 할머니.
늘 학교갔다오면 빈집이었는데,
할머니가 " 어메메메~~ 내 강아지 " 이렇게 안아 주시니 어린맘에 얼마나 좋았는지요.
제손으로 밥 챙겨 먹고 마당 쓸고 엄마, 아빠가 돌아오길 기다리던 그시절에
할머니가 계신 집은 천국 같았습니다.
엄마가 며칠 조리 하시고 할머니는 떠나셨습니다.
많이 울었던 기억, 따뜻했던 기억 한편입니다.
아버지 돌아 가셨을땐, 할머니가 요양 병원에 계서서 오지 못하셨지요.
사실, 아버지 기일에 마음속으로 빌었는데, 할머니 외롭지 않게 아빠가 모셔 가세요.
할머니
좋은 곳에 가셨지요?
외가가 있는 목포에 이렇게 다녀오게 됐네요. 할머니를 떠나보내기 위해.
편백 나무의 시원함이
오늘은 마음속에 빗줄기 내리듯이
흐릿한듯 멍한 기분이
점점 뚜렷하고, 굵고 짙게 빗줄기처럼 내립니다.
사랑합니다. 할머니
이틀동안 목포에 다녀와서 답방 못드려서 죄송했습니다. 방문해 주셨던 분들께 감사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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