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면 부산사람들은 눈 산행을 꼭 해야할 일과처럼 여긴답니다.
눈이 많이 오는 충청도 이북쪽에는 그런 열망은 없으실것 같은데,
부산은 워낙 눈이 귀하다 보니까, 겨울이면 꼭 눈산행을 잡습니다.
꼼꼼하지 못해서 낭패였던 이야기를 잠깐 해야 할 것 같아요.
풍경이가 그동안 겨울 산행에는 보온에 신경 쓸것. 아이젠, 보호장비 꼭 챙길것을 당부 했었는데요.
1월1일 금정산 산행때 사용한 아이젠을 씻어 말린후 아이젠 주머니에 넣어 놨었어요.
그날은 정말 눈이 녹아 얼어서 빙판길이 많아서 정말 요긴하게 잘 썼답니다.
1월 6일에 광주 무등산 산행을 가면서 당연히 아이젠을 그대로 챙겨 넣고 갔습니다.
산행 들머리부터 눈길이었지만 많이 미끄럽진 않아 견딜만 하다고 올라가다가
늦재 삼거리를 지나면서 아이젠을 하려고 보니, 바닥에 앞과 뒤 연결 고리가 떨어져 있는겁니다.
헉! 안 신을 수도 없고, 아쉬운대로 착용을 했어요.
걸을때 마다 엿장수처럼 쩌거럭 거리지. 디들때마다 신경쓰이지...하루종일 불편함이 이루 말 할 수 없었습니다.
꼼꼼히 챙기지 못한 저 자신에게 조금 실망도 했구요.
하루종일 신경이 쓰여 피로도가 굉장히 올라갑니다.
그 다름날도 바로 눈산행이 잡혀 있어서 아이젠이 없으면 안되는 상황이었습니다.
" 여보~~ 나 아이젠 망가졌어요. 좀 사다놔 주세요~! "
광주에서 산행중이니까, 부산에 돌아와서 살 수 있는 여건이 되질 않아서 남편님에게 황급히 전화를 했지요.
"어~ 나 오늘 시간 없는데 어떻하냐?"
하는 남편 목소리에 살짝 삐쳤어요. '칫~ 그거 없음 나 내일 산행 못가는데, 안사다 놓음 자기네 산악회 가나봐라...' 하는 섭섭한 마음이 들더라구요.
좀 걷다보니, 전화가 옵니다. " 걱정마. 아이젠 사놨으니까~ "
그제사 마음이 풀렸어요. 풍경이.
사실 여태까지 쓰던 아이젠은 작년에 갑자기 세상을 떠난 친구가 몇년전 우리부부에게 선물해 줬던 아이젠이었어요.
겨울 산행마다 정말 고맙게 잘 썼는데, 좀 오래 썼더니 바닥 부분이 탈이 난 것입니다.
신발에 고무로 된 아이젠을 신듯이 끼우는게 나온 초창기에 선물 받은것이라 무척 오래 쓴것 같아요.
새 아이젠을 남편님에게 강제로 선물 받아서 좋기도 했지만, 친구의 추억의 선물, 아이젠이 못쓰게 된것이 못내 속상합니다.
남편이 사준 아이젠이요?
당연히 그다음날 완주 운장산 가서 요긴하게 잘 썼지요.
네파에서 나온건데, 좀 비싼 편이지만 쓰기에 좋았습니다.
안전. 꼭 필요 하잖아요?
겨울 장비 꼭 챙겨서 안전 산행해요 우리~
무등산 산행때 신으려고 보니 앞뒤 분리된 바닥...당황스럽네요.
남편이 새로 사준 아이젠
완주 운장산 눈산행때 써보니 아주 좋군요.
세상 떠난 친구가 선물해줬던 예전 아이젠-고장나서 속상합니다.
못쓰게된 전에 쓰던 아이젠.....참 오랫동안 잘 썼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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